20160717

해방촌 남산교회 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보면 모빌이 주렁주렁 달린 집이 금세 눈에 띈다. 떠도는 소문에는 저 모빌을 만든 주인공은 중절모를 즐겨 착용하시는 중년의 아저씨이며, 중절모에도 바람개비를 달고 다니는 기인이라고 한다. 심지어 같은 빌라에 사시는 할머니는 저 분 미친사람 맞다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손사레까지 치셨단다.  아저씨는 어쩌다 모빌을 만들게 되신걸까. 혹시 먼저 떠나보낸 누군갈 애타게 기다리시는 건 아닐까. 마치 오랜 오크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놓듯.  슬그머니 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다가, 문득 웹툰 '무한동력'의 철물점 아저씨가 생각났다. 비록 동네 사람들은 그 아저씨를 보며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, 독자들은 아무도 그를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는다. 아마도 정류장 앞 저 모빌도 아저씨에겐 무한동력 같은 무언가가 아닐까. 오히려 신념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, 내 삶에 걸쳐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게 나에게도 있는지 반문해보게 된다.


오거리를 거쳐 108계단을 내려와 후암동을 내려가는 길은 내가 좋아하는 길이기도 하다. (올라가는 길 말고 내려오는 길만 해당된다.) 내려가는 길에 본 이름 모를 꽃과 꽃이 등진 우리 동네 모습이 인상깊어 찰칵. 갤S7의 카메라 기능은 생각보다 더 맘에 든다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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